학부모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은 글쓰기였습니다
독서·논술 수업을 하면서 학부모님들과 상담할 기회가 많습니다. 아이마다 성향도 다르고 고민도 다양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반복해서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책은 읽는데 글쓰기를 너무 어려워해요." "독후감만 쓰려고 하면 한숨부터 쉬어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해요."
처음에는 국어나 글쓰기를 특별히 어려워하는 일부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성적보다 먼저 걱정하는 것은 글쓰기였습니다
의외로 학부모님들은 성적보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학은 학원을 다니고 영어는 꾸준히 공부하고 있지만, 글쓰기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긴 지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면 부모님의 고민도 커집니다. 예전에는 문제가 없었던 아이가 갑자기 독후감을 싫어하고 글쓰기를 피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상담에서 만났던 한 학생의 이야기
몇 해 전 상담했던 한 학부모님은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집에도 책이 많았고 독서량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교 숙제인 독후감을 쓰는 날이면 아이가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도 첫 문장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부모님이 옆에서 내용을 정리해 주거나 문장을 알려주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상담 당시 어머님께서는 "책은 많이 읽는데 왜 글을 못 쓰는 걸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를 관찰해 보니 문제는 글쓰기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각을 꺼내고 정리하는 경험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책 내용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말로 표현하는 연습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현이 어려운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은 생각이 없어서 글을 못 쓰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써야 하는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문장으로 바꾸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긴 독후감이나 완벽한 글을 요구하면 아이는 더욱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작은 질문이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수업에서는 처음부터 긴 글을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 가지 질문부터 시작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니?
- 주인공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처음에는 짧게 대답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길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문장이었던 답변이 점차 이유와 근거를 포함한 문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글쓰기는 재능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아이를 도와주려는 마음에 부모가 먼저 내용을 정리해 주거나 정답을 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의 말을 기다려 주고, 생각을 끝까지 들어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문장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독서·논술 수업을 하며 느끼는 것은 글쓰기는 단기간에 실력이 좋아지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짧게라도 써 보는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변화가 나타납니다.
아이마다 속도는 다르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은 분명 성장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모님들께 항상 말씀드립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의 속도를 믿어 달라고 말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많은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해 왔지만 가장 자주 들었던 고민은 결국 글쓰기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아직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에 있습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기다려 주는 시간 속에서 글쓰기의 힘은 천천히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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