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많은데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생각은 많은데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독서·논술 수업을 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학부모님의 고민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평소에는 말을 잘하는데 글만 쓰려고 하면 힘들어해요."
"생각은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쓰라고 하면 한 줄도 못 써요."
처음에는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오랜 시간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생각이 없어서 글을 못 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경험이 부족했을 뿐이었습니다.
생각이 많은 아이일수록 오히려 글쓰기를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자신의 의견이 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주인공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은 알겠지만 방법은 잘못된 것 같아요."
이처럼 말로는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표현합니다.
그런데 막상 종이를 앞에 두면 한참 동안 연필만 들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실제 수업에서 만난 초등 5학년 학생
한 초등 5학년 학생은 토론 시간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였습니다. 질문을 하면 이유까지 설명할 정도로 생각이 깊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 시간만 되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빈 종이를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상담 시간에 어머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집에서는 말을 정말 많이 하는데 글은 왜 이렇게 어려워할까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긴 글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처음부터 긴 독후감을 쓰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니?
- 왜 그렇게 생각했니?
-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처음에는 짧게 대답하던 아이가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길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글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말하기였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글쓰기의 시작은 말하기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글로 표현하는 것도 쉬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글쓰기 전에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 주고, 이유를 묻고, 다시 정리해 보는 과정이 글쓰기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길게 써 봐"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는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을 꺼내는 경험이 쌓이면 표현력도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또한 맞춤법이나 문장을 바로 고쳐 주기보다 아이의 생각 자체를 먼저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존중받는 경험은 아이에게 큰 자신감을 만들어 줍니다.
마무리
생각은 많은데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생각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은 표현의 경험이 부족했을 뿐이었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말하고, 생각하고, 짧게라도 써 보는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의 표현력은 조금씩 성장하게 됩니다.
아이의 속도를 믿고 기다려 주는 것. 그것이 좋은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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